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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은 한 도시의 청년이 처음으로 미래를 상상하는 공간이다. 강의실에서 전공을 배우고, 동아리에서 사람을 만나고, 첫 인턴과 첫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그래서 지역 대학의 위기는 단순히 학교 하나의 문제가 아니다. 대학이 약해지면 지역에서 청년이 머물 이유도 함께 약해진다.
“지역 대학이 살아야 청년이 남는다”는 말은 구호처럼 들릴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꽤 현실적인 문장이다. 지역 대학은 청년을 지역으로 불러오고, 지역 안에서 관계를 만들고, 졸업 이후 첫 일자리와 연결될 수 있는 중요한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지금 그 플랫폼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지역 대학은 청년을 지역으로 불러오는 곳을 넘어, 지역에서 배우고 일하며 정착하는 경로를 만드는 공간이어야 한다.

대학이 사라지면, 청년의 동선도 사라진다

지역에서 대학은 단순한 교육기관이 아니다. 학교 주변에는 원룸, 카페, 식당, 서점, 복사집, 버스 노선, 문화 공간이 함께 움직인다. 대학생이 있는 동네에는 청년의 생활 리듬이 생긴다. 반대로 학생 수가 줄면 동네의 속도도 느려진다. 지역 대학의 위기는 지역 상권과 문화, 청년 커뮤니티의 위기로 이어진다.

청년 입장에서 더 중요한 것은 졸업 이후다. 지역 대학에 들어와도 졸업 후 일할 곳이 보이지 않으면 결국 다시 떠날 수밖에 없다. 지역 대학이 청년 유출을 막으려면 “입학시키는 대학”을 넘어 “지역에서 일하게 만드는 대학”이 되어야 한다. 전공 수업, 현장실습, 지역 기업, 공공기관, 로컬 창업이 하나의 경로로 이어질 때 청년은 처음으로 지역에서 미래를 상상할 수 있다.

숫자는 지역 대학의 현실을 보여준다

지역 대학의 문제를 감정으로만 말하면 막연해진다. 그래서 이번 회차에서는 차이가 분명하게 드러나는 수치만 인포그래픽으로 정리했다. 핵심은 하나다. 지역 대학은 청년 정착의 중요한 거점이지만, 졸업 이후 일자리와 지역 정착 경로가 연결되지 않으면 대학은 지역의 미래를 붙잡는 힘이 된다. 충분히 연결되지 못하면 청년을 오래 붙잡기 어렵다는 점이다.

▲ 인포그래픽 ① 지역 대학이 청년을 붙잡기 어려운 이유 ② 지역 대학은 청년 정착의 마지막 허브

교육부·국가데이터처·한국교육개발원의 2024년도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통계조사에 따르면 수도권 소재 학교의 취업률은 71.3%, 비수도권 소재 학교의 취업률은 67.7%였다. 격차는 3.6%포인트다. 숫자만 보면 아주 큰 차이가 아니라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청년에게 취업률의 차이는 졸업 이후 지역에서 일자리를 찾을 가능성과 연결되는 문제다.

국토연구원의 「지역인구 감소시대, 지역과 대학의 결합 모델에 관한 연구」 관련 보도에 따르면 수도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지방 대학에 진학한 청년 중 취업 단계에서 다시 수도권으로 돌아간 비율은 76.6%로 나타났다. 또 평균 신입생 충원율에 못 미친 대학 비중은 수도권 4년제 대학 11.4%, 비수도권 4년제 대학 40.8%로 차이가 컸다. 이 수치는 지역 대학만으로는 청년의 지역 정착을 이어가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대학이 지역에 있어도 졸업 후 지역 일자리와 연결되지 않으면 청년은 다시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지역 대학은 청년에게 ‘관계의 시작점‘이다

청년이 지역에 남는 데 필요한 것은 일자리만이 아니다. 같이 공부한 친구, 프로젝트를 함께한 동료, 조언을 해줄 교수와 현직자, 지역 안에서 만난 멘토가 모두 정착의 이유가 된다. 지역 대학은 이 관계망을 만들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다.

문제는 대학과 지역이 따로 움직일 때 생긴다. 대학은 학생을 가르치고, 기업은 인재를 찾지 못하고, 지자체는 청년 유출을 걱정한다. 하지만 이 셋이 느슨하게만 연결되어 있다면 청년은 그 사이에서 경로를 찾기 어렵다. 지역 대학이 청년 유출을 막으려면 대학·기업·지자체가 “졸업 이후의 길”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

지역 대학이 다시 지역과 연결될 때

이미 일부 지역에서는 대학이 지역 산업과 손잡고 현장실습, 공동 프로젝트, 창업 교육, 지역 문제 해결형 수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런 변화가 중요한 이유는 청년에게 “여기서도 해볼 수 있다”는 감각을 주기 때문이다. 청년은 거창한 약속보다 실제로 만질 수 있는 기회에 움직인다.

지역 대학이 살아야 청년이 남는다는 말은 결국 지역 대학을 지켜야 한다는 뜻만은 아니다. 지역 대학을 청년 정착의 플랫폼으로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뜻이다. 강의실에서 배운 것이 지역 기업의 프로젝트가 되고, 캠퍼스에서 만난 사람이 지역 창업의 동료가 되고, 졸업장이 지역에서의 첫 직장으로 이어질 때 대학은 지역의 미래를 붙잡는 힘이 된다.

청년뉴스ON의 한마디

청년 유출을 막는 일은 청년에게 “떠나지 말라”고 말하는 일이 아니다. 지역에서 배운 청년이 지역에서 일하고 성장할 수 있는 경로를 만드는 일이다. 지역 대학이 살아야 청년이 남고, 청년이 남아야 지역의 다음 시간이 시작된다.

자료 출처

1) 교육부·국가데이터처·한국교육개발원, 「2024년도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통계조사」, 2025.12.30. 주요 인용 수치

2) 국토연구원, 「지역인구 감소시대, 지역과 대학의 결합 모델에 관한 연구」 및 관련 보도. 주요 인용 수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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