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추고 있지만, 정작 산업을 이끌 인재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기업들은 사람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호소하고, 청년들은 취업이 어렵다고 말한다. 산업 현장과 청년 사이의 간극을 좁히기 위한 해법으로 떠오른 것이 바로 ‘지역 중심 반도체 인재 양성’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최근 전남·광주를 찾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 장관은 전남·광주의 반도체 교육기관과 산업 현장을 방문해 인재 양성 체계를 점검하고 지역 대학, 기업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방문은 단순한 현장 점검이 아니다. 수도권에 집중된 반도체 교육과 일자리 구조를 개선하고, 지역에서도 첨단산업 인재를 키워 청년들이 고향을 떠나지 않고도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겠다는 정부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행보다.
실제로 반도체 산업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미래 모빌리티 확산과 함께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인력 부족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특히 실무 역량을 갖춘 전문 인재는 기업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분야다. 반면 지방 청년들은 원하는 교육과 취업 기회를 찾기 위해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고, 지역은 청년 유출로 산업 경쟁력이 약화되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
전남·광주는 이러한 흐름을 바꿀 가능성을 가진 지역으로 평가받는다. 광주의 AI 산업 기반과 반도체 관련 교육 확대, 전남의 첨단산업 육성 정책이 맞물리면서 호남권을 새로운 반도체 거점으로 만들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정부가 지역 대학과 기업이 함께하는 맞춤형 교육과 현장실습, 채용 연계 프로그램을 강화하려는 것도 이 같은 배경 때문이다. 청년들이 학교에서 배운 기술을 지역 기업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교육 프로그램만 늘린다고 청년들이 지역에 남는 것은 아니다. 안정적인 양질의 일자리와 경쟁력 있는 임금, 주거와 문화 등 생활 여건이 함께 개선돼야 한다. 기업 투자와 인재 양성이 동시에 이뤄질 때 비로소 청년들은 지역에서도 충분히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된다.
김영훈 장관의 전남·광주 방문은 단순한 일정 하나로 끝나서는 안 된다. 반도체 인재 양성은 결국 청년 정책이며, 지역 균형발전 정책이기도 하다.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떠나는 것이 당연한 사회가 아니라, 지역에서도 첨단산업의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그것이 이번 행보가 던지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다. 반도체의 경쟁력은 공장이 아니라 사람에게서 시작되며, 그 사람은 결국 오늘을 살아가는 청년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