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 사회는 수차례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다짐해왔다. 그러나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대형 사고는 반복되고 있으며, 안전에 대한 불안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세월호 참사 12주기를 맞아 정치권에서도 이러한 현실에 대한 문제의식이 다시 제기됐다.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인 권칠승은 “세월호와 같은 사회적 비극이 반복되고 있다”며 기존의 대응 방식으로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충분히 지킬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 관리 제도는 확대됐지만, 이태원 참사와 오송 지하차도 사고에서 드러났듯 위험 신호를 사전에 인지하고도 대응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는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한겨레는 세월호 이후 재난 대응 체계가 개선됐음에도 불구하고, 이태원·오송 참사에서 유사한 실패가 반복됐다고 지적했다
시민들은 세월호 참사의 근본 원인이었던 ‘돈이 먼저고 안전은 뒷전인’ 사회에서 벗어나기를 간절히 바란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과연 얼마나 안전해졌는지 묻는다면 선뜻 그렇다고 답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중앙대 이원영 교수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생존자와 유족들은 정신질환뿐 아니라, 암 등 각종 질병의 발생빈도가 일반 시민에 비해 1.13~1.4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여년 동안 겪은 울분과 슬픔, 좌절감 등이 온몸에 켜켜이 쌓인 탓이다. 정신건강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신체 질환으로 이어진 것이다.
연구팀은 다른 사회적 재난에서도 이러한 고통이 반복될 우려가 크다고 강조한다. 피해자 지원 제도가 단순히 비용을 보전해주는 것을 넘어 통합적인 건강 관리 체계로 하루빨리 전환돼야 한다.
이러한 문제의 대안으로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주목하는 것이 ‘생명안전기본법’이다. 해당 법안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기본권으로 명시하고, 국가와 기업의 책임을 강화하는 동시에 사고 예방과 독립적 조사 체계를 제도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세월호 참사는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다. 12년이 지난 지금, 그 교훈을 얼마나 현실적인 변화로 이어갈 수 있는지가 우리 사회의 과제로 남아 있다.
“반복되는 비극은 이제 끝나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