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고흥의 한 굴 양식장에서 일한 외국인 계절노동자가 임금 착취와 강제노동을 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노동·시민단체는 이번 사건을 “현대판 노예제이자 인신매매”라고 규정하며 철저한 수사와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사진제공 뉴시스)
“약속 월급 209만원… 실제 받은 돈은 23만원”
4일 공익변호사와함께하는동행, 광주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 등 30여 개 노동·시민단체는 전남 고흥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계절노동자 착취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단체에 따르면 필리핀 국적 A씨(28)는 지난해 11월 E-8 어업 계절노동자 자격으로 한국에 입국했습니다.
하지만 약속된 월급 209만원과 달리 첫 달 실제 받은 임금은 23만5000원에 불과했다는 주장입니다.
고용주는 시급제가 아닌 굴 무게당 3000원 방식으로 임금을 계산했고, A씨는 하루 12시간이 넘는 노동을 해야 했다고 단체는 설명했습니다.
“목표 못 채우면 필리핀 보내겠다” 협박 주장
단체는 노동 과정에서 협박과 계약 외 노동도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A씨는
“목표량을 채우지 못하면 필리핀으로 돌려보내겠다”
는 말을 들으며 유자 농장 등 다른 작업에도 강제로 동원됐다고 증언했습니다.
또 임금 일부를 현금으로 지급해 증거를 남기지 않으려 했고, 숙박비를 부당하게 공제하는 방식으로 임금을 줄였다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폐가 수준 숙소…여성 노동자 15명 거주
주거 환경 역시 심각하게 열악했다는 주장입니다.
신고된 숙소는 쾌적한 시설로 등록돼 있었지만 실제로는 폐가 수준의 주택이었고,
- 방 3개 공간에 여성 노동자 15명 거주
- 숙소에 CCTV 설치
- 외출 제한
- 1인당 월 31만원 숙박비 공제
등의 문제가 있었다고 단체는 밝혔습니다.
양식장 관계자·불법 중개업자 6명 고소
단체는 또 불법 중개업자 B씨가 직업안정법상 허가 없이 노동자를 알선하고 노동 실적과 숙소 출입을 통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A씨와 시민단체는 지난 2월 25일 양식장 관계자 2명과 중개업자 4명 등 총 6명을 광주고용노동청 여수지청에 고소했습니다.
“이주노동자는 노예가 아니다”
단체는 정부와 수사기관에
- 인신매매 및 근로기준법 위반 즉각 수사
- 브로커 사무실과 휴대전화 압수수색
- 계절노동자 제도 전면 재검토
등을 요구했습니다.
단체는
“이주노동자는 노예가 아니다. 정부가 방관한 사이 고흥의 한 양식장에서 인간의 존엄이 무너졌다”며
“피해자가 권리를 되찾을 때까지 끝까지 연대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사건이 이주·계절노동자 제도의 구조적 문제로 이어질지, 향후 수사 결과와 제도 개선 논의에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